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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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2017/4/20 남편의 우유부단, 혹시 결정장애??
3 minutes Posted Apr 20, 2017 at 3: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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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쯤, 동네 산책을 나섰다가
집근처 아울렛에 남편 운동화를 사러 갔다.
우유부단한 성격에 운동화 하나 사는 것도
미루고 미루다가,
딸아이와 내가 있을 때 골라야 한다며
예정에도 없던 쇼핑을 나선 거다.
매장을 돌며 천천히 구경을 하다가
몇 가지 남편이 마음에 드는 걸 골랐다.
그런데 이걸 신으면 아까 본 그게 눈에 밟힌다 하고,
다시 가서 그걸 신어보면
이게 아닌가? 하며 자꾸 애매한 표정만 짓는 거다.
(아내) “왜? 안 들어? 난 아까 그거 보다 이게 더 나은 거 같은데?”
(남편) “글쎄.. 이것도 괜찮긴 한데..
아까 그것도 나쁘진 않았던 거 같고..”
그 와중에 딸아이의 한 마디!
(딸) “아빠! 근데 지난번에 아빠 구두 사야 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해서 결국,
운동화는 결정도 못하고 구두매장까지 가게 됐다.
(남편) “여보! 나 구두 살까, 운동화 살까?”
(딸) “아빠! 뭘 고민해 필요하면 두 개 다 사!”
(아내) “얘가 얘가 돈 무서운 줄을 몰라요
오늘은 운동화 사러 왔으니까 그냥 운동화 사!
구두는 다음에 사고.
당신 아직 운동화도 못 골랐잖아”
그래서 다시 운동화를 보러 갔는데..
그렇게 한참 신발 보러 돌아다녀놓고 결국 산 건,
남편과 나의 커플 등산모자, 딸아이의 청바지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가 말했다.
(딸) “아빠! 나 아빠처럼 물건 못 고르는 사람 처음 봤어.
아빠 그렇게 하면 회사에서 혼 안 나?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 메뉴는 고르는 거지?”
(남편) “아빠는 결정을 못하는 게 아니라, 꼼꼼한 거지.
그렇게 심사숙고해서 잘 고른 게 얼마나 많은데”
(딸) “잘 고른 거? 대표적인 거 뭐 있는데?”
(남편) “뭐 있긴, 바로 여기 있잖아. 니네 엄마!”
(딸) “꺄악 뭐야 왜 이래 닭살이야!”
사실 따지고 보면 나나 딸아이도
만날 장바구니에만 담아 놓고는
미루고 미루다가 품절된 적이 많았고,
놀러갈까, 어디 갈까.. 하다가 해 지는 날도 많았다.
그래, 우리는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까지
꼭 닮아있는 가족이다.
서로 놀리며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 새 집에 도착!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에
남편이 새로 산 모자를 쓰고 거울에 이리저리 비춰보더니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딸아이와 나를 순간 멘붕에 빠트린 그 한마디는 바로
(남편) “근데.. 아까 첫 번째로 봤던 운동화, 괜찮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