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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 청소기를 밀고후다닥 빨래까지 널어놓고는 현관을 나섰다.오늘은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시장에 가서 방금 쪄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팥 시루떡을 샀다.워낙 좋아하시니까엄마를 보러 갈 때마다 꼭 시장에 들러 사가곤 한다.엄마가 요양원에 계신지도어느 덧 5년을 훌쩍 넘었다.평생 농사를 지으신 엄마는어느 날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지셨고수술과 긴 치료 끝에요양원에 오시게 됐다.환자들을 위한 식단에 맞추다보니까 저염식 위주라 엄마는 적응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끼니때 마다 손수 해 드셨던 집밥이 그립다고,정 나누고 살던 동네 사람들이 그립다며한동안은 눈물도 많이 흘리셨다.그런 엄마에게 그나마 위로가 된 게 바로팥 시루떡이었다.이번에도 시루떡을 보자마자 엄마는,"아이고 오늘도 사왔네. 비쌀 텐데 이걸 올 때마다 사오냐. 담부턴 사오지 마"말은 그렇게 하면서도어느 새 시루떡 한 조각이엄마 입 속에 들어가 있다.떨어진 팥고물도 아깝다며알뜰하게 손으로 쓸어서 입속에 털어 넣으시며 말이다.볼 때마다 잘 웃고, 잘 드시고, 씩씩해 보이셔서별 걱정 안하고 있었는데,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엄마가 옆자리 할머니와 나누시는 대화를 들었다.(할머니) "딸 와서 좋겠네 봄인데 딸이랑 꽃구경 한 번 가"(엄마) "그러게 날씨 참 좋네. 근데 몸뚱아리 어느 한군데 안 아픈 데가 없어 괜히 나섰다가 애한테 짐만 되지.."찡한 코끝을 애써 누르며모른 척, 들어와 엄마 손을 잡았다.깡마른 손등이거북이 등짝마냥 갈라져 거칠었다.(나) "엄마! 날씨 완전 좋지? 우리 꽃구경 한 번 갈까?"(엄마) "좋지 근데 너 시간 괜찮냐? 일부러 무리하진 말고"팥고물 가득한 시루떡 하나를 입에 문 엄마가환하게 웃고 있다.금방 쪄낸 팥 시루떡 사서 꽃구경 가야지!어디가 좋을까..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