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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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2017/4/8 운명이었을까? 생일이 같았던 엄마와 아내
2 minutes Posted Apr 8, 2017 at 3: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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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오늘,
군대에서 상병휴가를 나왔다.
그 날이 어머니 생신이라
어머니와 같이 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엔 후배가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있던 날이기도 했다.
후배랑 먼저 약속장소인 카페에 도착해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한 그녀의 손엔
꽃다발과 함께 쇼핑백 몇 개가 들려 있었다.
‘처음 만나는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을 리는 없고
혹시.. 사귀는 사람 있는 거 아냐?’
짧은 순간이지만 그런 생각이 문득 들려는 찰나,
그녀가 쑥스러운 듯 고백을 했다.
(여자) “제가 짐이 좀 많죠? 사실은.. 오늘 제 생일이라서요.”
알고 보니 그녀는, 친구들이 준비한 생일파티도 취소하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왔단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이었는데,
더 신기한 건 어머니와 생일이 같다는 거!
우리 어머니는 57년 개띠, 그녀는 70년 개띠였던 거다.
문득, 이런 게 바로 인연이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특별하게 보인 건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우린 결혼을 해서 매년 음력 3월 12일이면
어머니는 아내를, 아내는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준비해서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나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
그러다 1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뒤로는 아내의 생일만 챙겨주게 됐는데,
언젠가 한 번 아내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남편) “당신도 생일은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을 텐데
늘 어머니랑 같이 보내서 좀 서운했지?
지나고 보니까 당신한테 그게 참 미안하네..”
내 말에 아내가 빙긋 웃었다.
(아내) “좋기도 했고, 서운할 때도 있었고 그랬지 뭐
그래도 이젠 어머님이랑 같이 축하 못하니까
좋았던 것만 생각나네.”
오늘이 바로 아내의 생일이다.
특별한 인연으로 다가와서
평생 내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윤정란씨! 생일 축하합니다.
이 좋은 날 태어나준 당신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평생 오래오래 당신 생일 축하해줄게요.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처음, 나를 만나기 위해 취소했던 생일날 약속의 몫까지
오늘 내가 많이많이 축하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