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notes
영업일을 하고 있어서 외근이 잦은 편이라밖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은데,어제도 일을 다 보고는´아~ 이제 봄이 오고 있구나..´ 천천히 걷다가골목 어귀에서 개 한 마리와 마주쳤다.다가오지도 않고 도망을 가지도 않고느린 걸음으로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거리고 있었다.가만히 보니까 배가 불룩한 게새끼를 가진 모양이었다.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몸을 돌려 골목 구석으로 가더니뭔가를 열심히 핥기 시작했다.슬쩍 다가가서 보니까 빈 컵라면 용기였다."아이고 지금 잘 먹어야 새끼를 낳을 텐데.."순간,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번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바로 차로 달려가서는아침에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꺼냈다.아직도 밥이 따뜻했다.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어미 개에게최대한 천천히 다가가서는,빈 컵라면 용기에 밥과 반찬을 덜어주고 뒤로 물러섰다.그때까지도 여전히 경계하며 나를 쳐다보던 어미 개는내가 골목 끝까지 빠져나온 걸 확인하자허겁지겁.. 밥을 먹기 시작했다.나도 예쁜 공주님 둘을 모시고 사는 아빠 입장이다 보니,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 개의 앙상한 몸을외면할 수가 없었다.나야 지금 도시락 하나 안 먹어도나가서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지만,어미 개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얼마나 오래 돌아다녀야 할지 모르니 말이다.내 아이가 귀하면 남의 아이도 귀하듯,그 마음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마찬가지여야 하는 게 아닐까?세상 모든 생명은 귀하고 소중한 거니까.부디 어미 개가 건강하게 새끼들 잘 낳아서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멀리서 다시 한 번어미 개의 모습을 보고 돌아서는데,어디선가 우리 두 딸들이"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가 가슴 찡하게 들려오는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