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2023/07/18 <거울 속에는>
2 minutes Posted Jul 18, 2023 at 11:24 pm.
~20:00 아빠가 거울을 보고 있는 모습에서나는 할아버지를 보았다.지난 학기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였다.손톱이 곱고 컸던 할아버지할아버지가 생각날 때마다 나는내가 갉아 먹은 작은 손톱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할아버지는 수염도 길었다.만지면 꺼끌꺼끌했다.그래도 내가 만지는 걸 할아버지는 좋아했다.할아버지는 내 손톱을 잡고 만져 주기도 했다.거울 앞에 섰는데나의 얼굴에서 아빠의 얼굴이 보였다.거울 속에는엄마 아빠가 다투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할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동물원에 갔던 일도병원에 누워 계시던 할아버지 모습도 지나갔다.거울 속 나의 얼굴에는지금의 나와 옛날의 나 사이를 지나할아버지와 아빠의 표정들이흔적처럼 남아 있었다.나는 문득 아빠가 되었다.다시 할아버지가 되었다.양영길 시인의 &lt;거울 속에는&gt;거울 앞에 서는 게싫어질 때가 있습니다.세월의 흔적이 낯선데다,부모님의 얼굴이 보이는 것도,좋은 기억보다 아쉬움이 스치는 것도달갑지만은 않지요.근데 그게 우리의 역사인 걸요.여기저기 깊게 패인 주름도,머리에 내린 서리도,가장 닮고 싶지 않았던부모님의 표정을 한 얼굴도,모두 삶의 훈장이니까,이젠 거울 속 모습을조금 더 자랑스럽고사랑스럽게 바라보기로 해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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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 notes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빠가 거울을 보고 있는 모습에서나는 할아버지를 보았다.지난 학기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였다.손톱이 곱고 컸던 할아버지할아버지가 생각날 때마다 나는내가 갉아 먹은 작은 손톱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할아버지는 수염도 길었다.만지면 꺼끌꺼끌했다.그래도 내가 만지는 걸 할아버지는 좋아했다.할아버지는 내 손톱을 잡고 만져 주기도 했다.거울 앞에 섰는데나의 얼굴에서 아빠의 얼굴이 보였다.거울 속에는엄마 아빠가 다투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할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동물원에 갔던 일도병원에 누워 계시던 할아버지 모습도 지나갔다.거울 속 나의 얼굴에는지금의 나와 옛날의 나 사이를 지나할아버지와 아빠의 표정들이흔적처럼 남아 있었다.나는 문득 아빠가 되었다.다시 할아버지가 되었다.양영길 시인의 <거울 속에는>거울 앞에 서는 게싫어질 때가 있습니다.세월의 흔적이 낯선데다,부모님의 얼굴이 보이는 것도,좋은 기억보다 아쉬움이 스치는 것도달갑지만은 않지요.근데 그게 우리의 역사인 걸요.여기저기 깊게 패인 주름도,머리에 내린 서리도,가장 닮고 싶지 않았던부모님의 표정을 한 얼굴도,모두 삶의 훈장이니까,이젠 거울 속 모습을조금 더 자랑스럽고사랑스럽게 바라보기로 해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