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약국] 책 속의 감정사회
[마음약국] 책 속의 감정사회
AUDIEN
[국내문학] 이상의 날개_03
18 minutes Posted May 4, 2017 at 1:3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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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래서는 못 쓴다. 이것은 분명히 내 병이다. 오래오래 사람을 싫어하는 버릇이 살피고 살펴서 급기야에 이 모양이 되고 만 것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내 육친까지를 미워하기 시작하다가는 나는 참 이 세상에 의지할 곳이 도무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 참 안 됐다.
이런 공연한 망상들이 벌써 나올 수도 있었을 내 병을 자꾸 덧들이게 하는 것일 것이다. 나는 마음을 조용히 또 순하게 먹어야 할 것이고 여러 번 괴로워하는데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은 도리어 또 겹겹이 짐 되는 것도 같아서 나는 차라리 방심 상태를 꾸미고 방 안에서는 천장만 쳐다보거나 나오면 허공만 쳐다보거나 하재도 역시 나를 싸고도는 온갖 것에 대한 증오의 염이 무럭무럭 구름 일듯 하는 것을 영 막을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