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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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2017/4/25 걸크러쉬?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2 minutes Posted Apr 25, 2017 at 3: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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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친구) "나 내일 소개팅 해. 근데 왜 이렇게 떨리냐?
이 나이에 소개팅 나가면서 떨리는 거 이상한 거니?
나 연애세포 다 죽었나봐. 니가 코치 좀 해주라."
둘째 이유식 만들고 있던 나에게 소개팅 코치를 부탁하다니..
진짜 떨리긴 떨리나보다 싶어 웃음이 났다.
(나) "너 그동안 너무 청순가련이었어.
이번 컨셉은 요즘 유행하는 ´걸크러쉬´ 어때?
당당하고 자기주장 강한 현대여성! 좋다
이런 스타일이 의외로 남자들한테 인기 있다 너"
친구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 본 게
늘 타이밍이 어긋났기 때문이란다.
짝사랑에 빠져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때,
나중에 알고 보니 가장 가까이에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거나,
무슨 머피의 법칙처럼
자기가 고백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다음날, 상대방이 커플이 돼 있곤 했다나?
아마 그 친구에게 이런 말 한 번 안 들어본 친구가 없을 거다.
(친구) "동시에 서로 좋아해서 결혼까지 하는 너네는..
정말 천생연분이다. 이건 진짜 기적이야!"
결과 보고했다며 전화를 끊고는 며칠 뒤,
주말이 지나고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나) "잘됐어? 애프터 받았고?"
(친구) "희진아.. 나 망했어"
얘기를 들어보니까 세게 보이려고
남자가 제안하는 건 무조건 일단, ´노!´
남자가 무슨 말만 하면, ´그것보다 제 생각은요´
이렇게 자기 할 말만 해버렸다는 거다.
(나) "야! 너 걸크러쉬가 뭔지 몰라?
당당하고 멋진 거랑, 그냥 멋대로 하는 건 다른 거야"
(친구) "나도 알지! 근데 내가 언제 걸크러쉬로 살아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그 남자 괜찮았는데.. 그냥 청순가련으로 할 걸.. 힝"
순간, 괜히 코치한답시고 나선 게 미안했다.
착한 친구는 내 탓이 아니라
자기가 너무 긴장했던 탓이라며 웃었다.
있는 그대로의 내 친구를 사랑해줄 사람이
얼른 나타나야 할 텐데..
일단, 이번 소개팅의 반은 내 책임이기도 하니까
남편 회사에 괜찮은 후배 한 번 찾아보라고 해야겠다.
그런데 왜? 친구 소개팅에 내가 떨리고 난린 거야?
봄이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