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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친구) "나 내일 소개팅 해. 근데 왜 이렇게 떨리냐? 이 나이에 소개팅 나가면서 떨리는 거 이상한 거니? 나 연애세포 다 죽었나봐. 니가 코치 좀 해주라."둘째 이유식 만들고 있던 나에게 소개팅 코치를 부탁하다니..진짜 떨리긴 떨리나보다 싶어 웃음이 났다.(나) "너 그동안 너무 청순가련이었어. 이번 컨셉은 요즘 유행하는 ´걸크러쉬´ 어때? 당당하고 자기주장 강한 현대여성! 좋다 이런 스타일이 의외로 남자들한테 인기 있다 너"친구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 본 게늘 타이밍이 어긋났기 때문이란다.짝사랑에 빠져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때,나중에 알고 보니 가장 가까이에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거나,무슨 머피의 법칙처럼자기가 고백을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그 다음날, 상대방이 커플이 돼 있곤 했다나?아마 그 친구에게 이런 말 한 번 안 들어본 친구가 없을 거다.(친구) "동시에 서로 좋아해서 결혼까지 하는 너네는.. 정말 천생연분이다. 이건 진짜 기적이야!"결과 보고했다며 전화를 끊고는 며칠 뒤, 주말이 지나고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나) "잘됐어? 애프터 받았고?"(친구) "희진아.. 나 망했어" 얘기를 들어보니까 세게 보이려고남자가 제안하는 건 무조건 일단, ´노!´남자가 무슨 말만 하면, ´그것보다 제 생각은요´이렇게 자기 할 말만 해버렸다는 거다.(나) "야! 너 걸크러쉬가 뭔지 몰라? 당당하고 멋진 거랑, 그냥 멋대로 하는 건 다른 거야"(친구) "나도 알지! 근데 내가 언제 걸크러쉬로 살아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그 남자 괜찮았는데.. 그냥 청순가련으로 할 걸.. 힝"순간, 괜히 코치한답시고 나선 게 미안했다.착한 친구는 내 탓이 아니라 자기가 너무 긴장했던 탓이라며 웃었다.있는 그대로의 내 친구를 사랑해줄 사람이 얼른 나타나야 할 텐데.. 일단, 이번 소개팅의 반은 내 책임이기도 하니까남편 회사에 괜찮은 후배 한 번 찾아보라고 해야겠다.그런데 왜? 친구 소개팅에 내가 떨리고 난린 거야?봄이라 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