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CBS
2017/4/22 그녀 앞에서 속마음은 넣어두세요
3 minutes Posted Apr 22, 2017 at 3:00 am.
0:00
3:00
Download MP3
Show notes
후배 아기 돌잔치가 있어서
오랜만에 아내와 외출을 하게 됐다.
돌잔치는 저녁 여섯 신데,
아내는 아침부터 샤워를 하고 머리에 헤어롤을 말고
혼자 바빠서 난리였다.
어느 새 나가야될 시간이 다 돼서 가자고 했더니,
10분만 기다리란다.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낼 때쯤 아내가 나왔는데
아침에 봤을 때랑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거다.
(남편) “뭐야~ 도대체 지금까지 뭐했어 당신? 자고 일어났을 때랑 똑같은데?
아침부터 왜 혼자 바쁘게 난리친 거야? 허허 참”
순간 아내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
(아내) “그래! 화장품이 바닥을 보여서
그거 박박 긁어 쓰느라 시간 걸렸다.
그거뿐이게?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하도 오래 돼서
뻑뻑한 거 겨우겨우 문질러 쓰느라 늦었다. 왜?
내가 나한테 투자 안하고 아끼면서 사니까 별로지?
그럼 이제부터 투자 제대로 한 번 해볼까? 얼마나 달라지나?”
아내들이 갑자기 속사포처럼 쏘아붙이면
남자들은 정말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아내의 눈치만 살피면서 차에 탔는데
갈 때까지 아내는 단단히 삐쳐 있는 눈치였다.
돌잔치에 도착해서 인사를 나누는데도
억지로 웃기는 하지만 아내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그런 아내의 마음을 한순간에 녹인 게 있었으니..
바로 후배가 아내에게 건넨 인사 한 마디였다.
(후배) “와 형수님은 언제 봐도 변함이 없으세요.
사람들이 애엄마라고 하면 안 믿죠?
선배.. 긴장 좀 하셔야겠는데요?”
그 말에 아내가 어찌나 활짝 웃던지..
좀 전까지 기분 상해 있던 사람이 맞나 싶었다.
나보다 두 살 연상인 아내는
언제부턴가 자주 이 말을 묻곤 했다.
(아내) “여보! 나 요즘 나이 들어 보이지?
여보! 나 몇 살처럼 보여?”
그럴 때마다 ‘나이만큼 보인다, 나이 드니까 들어 보이는 게 당연하지.’
그렇게만 대답을 했었는데,
아내가 듣고 싶었던 대답은 따로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아내 기분도 풀어줄 겸,
바닥 박박 긁어 쓰고 있다는 화장품 사러 가자고 해봐야겠다.
마스카라랑 또 뭐가 없다 그랬더라?
이번 기회에 연애할 때처럼
“내가 쏜다. 맘껏 골라봐!” 큰소리 한 번 쳐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