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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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2017/3/29 다진 마늘은 왜 돈까스가 될 수 없었나?
2 minutes Posted Mar 29, 2017 at 3: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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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면 바로 굽기 좋게 해동되라고
냉동실에서 돈가스를 꺼내 싱크대 위에 올려두고 출근을 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부랴부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내) "여보! 당신 바로 퇴근할 수 있지?
싱크대 위에 돈가스 있으니까 그거 튀기고 밑반찬 꺼내서
애들이랑 같이 저녁 먹어. 나도 끝나는 대로 바로 갈게."
한시름 놓고 다시 회의를 하고 있는데
잠시 뒤.. 남편에게서 문자가 왔다.
(남편) ´싱크대 위에 돈가스 없는데? 냉동실에도 없어´
(아내) ´잘 찾아봐. 아침에 싱크대 위에 올려놨어.´
그런데 또 다시 온 남편의 문자..
(남편) ´당신이 착각한 거 같은데? 돈가스 없어.´
아니 이 양반이 장난하나
바로 나가서 전화를 걸었다.
(아내) "아침에 내가 분명히 싱크대 꺼내 놓고 나왔는데 그걸 못 찾아?
눈에 보이는데 놔둬도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못 찾니?
그럼 지금 싱크대 위에 있는 건 뭔데? 확인은 해봤어?"
(남편) "다 찾아봤다고! 암만 찾아도 돈가스는 없고
다진 마늘만 있는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순간, 갑자기 번뜩 든 생각..
며칠 전에 돈가스 다 먹었다고
시간 나면 또 만들어놔야지.. 했던 게 떠올랐다.
그렇다면 내가,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납작하게 얼려놓은 다진 마늘을 돈가스로 착각했다는 얘기?
잠시 당황스러운 침묵이 흐른 뒤,
나는 실수를 깨닫고 재빨리 남편에게 사과를 했다.
남편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허, 참, 나´ 를 반복하더니 전화를 끊어버렸고,
저녁은 결국 돈가스를 배달시켜 먹기로 했단다.
퇴근하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아내) "아우 우리 남편 잘해쪄요 고생해쪄요"
폭풍칭찬을 쏟아냈더니,
남편도 슬쩍 기분이 풀렸는지 말투가 누그러졌다.
(남편) "아~ 몰라! 돈가스 찾느라 냉장실, 냉동실 다 뒤졌더니
머리에 열나는 거 같아.
앞으론 내가 안 보인다, 없다.. 하면 그런 거야. 알겠지?"
만날 잔소리 듣다가
간만에 기세등등해진 남편의 표정에 웃음이 났다.
미안하다고, 잘했다고 우쭈쭈 조금 더 해주면서
다음에 돈가스 만드는 거,
돈가스랑 다진 마늘에 이름표 붙이는 거
같이 하자고 살살 꼬셔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