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2023/08/15 <물외냉국>
2 minutes Posted Aug 16, 2023 at 4:18 am.
~20:00 외가에서는 오이를물외라 불렀다금방 펌프질한 물을양동이 속에 퍼부어주면 물외는좋아서 저희끼리 물 위에 올라앉아새끼오리처럼 동동거렸다그때 물외의 팔뚝에소름이 오슬오슬 돋는 것을나는 오래 들여다보았다물외는 펌프 주둥이로 빠져나오는통통한 물줄기를 잘라서양동이에 띄워놓은 것 같았다물줄기의 둥근 도막을반으로 뚝 꺾어 젊은 외삼촌이우적우적 씹어먹는 동안도닥도닥 외할머니는 저무는부엌에서 물외채를 쳤다햇살이 싸리울 그림자를마당에 펼치고 있었고물외냉국 냄새가평상까지 올라왔다안도현 시인의 &lt;물외냉국&gt;종일 땀 뻘뻘 흘리고 들어와오이냉국에 밥 한 그릇 뚝딱하고선,평상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더위도 여름의 낭만으로 느껴지곤 했었죠.지금은 ‘세상에 이렇게 더운데 낭만은 무슨~’하지만,머잖아 ‘어머머~ 무슨 냉국이야~’ 하는 가을이 오겠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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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외가에서는 오이를물외라 불렀다금방 펌프질한 물을양동이 속에 퍼부어주면 물외는좋아서 저희끼리 물 위에 올라앉아새끼오리처럼 동동거렸다그때 물외의 팔뚝에소름이 오슬오슬 돋는 것을나는 오래 들여다보았다물외는 펌프 주둥이로 빠져나오는통통한 물줄기를 잘라서양동이에 띄워놓은 것 같았다물줄기의 둥근 도막을반으로 뚝 꺾어 젊은 외삼촌이우적우적 씹어먹는 동안도닥도닥 외할머니는 저무는부엌에서 물외채를 쳤다햇살이 싸리울 그림자를마당에 펼치고 있었고물외냉국 냄새가평상까지 올라왔다안도현 시인의 <물외냉국>종일 땀 뻘뻘 흘리고 들어와오이냉국에 밥 한 그릇 뚝딱하고선,평상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더위도 여름의 낭만으로 느껴지곤 했었죠.지금은 ‘세상에 이렇게 더운데 낭만은 무슨~’하지만,머잖아 ‘어머머~ 무슨 냉국이야~’ 하는 가을이 오겠지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