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향의 저녁스케치
배미향의 저녁스케치
CBS
2023/06/24 <참말로 벨일이여>
2 minutes Posted Jun 25, 2023 at 11:19 pm.
~20:00 아비는 왜 한번도 안 온다냐, 여즉 논에서 일하는겨? 오째 이리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 하늘 깊어진 걸 보니께 벼 벨 때가 된 것 같기는 헌디, 암만 그려도 엄니 얼굴 잊어부리믄 안되지, 참말로 벨일이여.아무 말도 못하고 처마 그늘만 만지작거렸다 치매 걸린 할머니가 한번씩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아버지를 찾는데, 울안에 번개 맞아 쓰러진 향나무 저승 간 지 오래라고 차마 말도 못하고 그저 틀니 빠진 주름진 입안에 아, 하고 사탕 하나 넣을 뿐이다박경희 시인의 &lt;참말로 벨일이여&gt;오랫동안 치매를 앓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친구는친구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어요.치매가 와도 감정은 기억한다고.누가 섭섭하게 했는지, 누가 잘해줬는지,그래서 맘 상하게 했다간 혼쭐난다고.‘아주머니, 아주머니’ 해도 ‘네~어르신’ 하며 웃었는데,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제일 잘한 일이었다고.혹시 부모님이 기억을 잃거든 그 앞에서 울지 말라고.그보다 더 큰 불효는 없다고 말이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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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아비는 왜 한번도 안 온다냐, 여즉 논에서 일하는겨? 오째 이리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 하늘 깊어진 걸 보니께 벼 벨 때가 된 것 같기는 헌디, 암만 그려도 엄니 얼굴 잊어부리믄 안되지, 참말로 벨일이여.아무 말도 못하고 처마 그늘만 만지작거렸다 치매 걸린 할머니가 한번씩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아버지를 찾는데, 울안에 번개 맞아 쓰러진 향나무 저승 간 지 오래라고 차마 말도 못하고 그저 틀니 빠진 주름진 입안에 아, 하고 사탕 하나 넣을 뿐이다박경희 시인의 <참말로 벨일이여>오랫동안 치매를 앓던 아버지를 떠나보낸 친구는친구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어요.치매가 와도 감정은 기억한다고.누가 섭섭하게 했는지, 누가 잘해줬는지,그래서 맘 상하게 했다간 혼쭐난다고.‘아주머니, 아주머니’ 해도 ‘네~어르신’ 하며 웃었는데,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제일 잘한 일이었다고.혹시 부모님이 기억을 잃거든 그 앞에서 울지 말라고.그보다 더 큰 불효는 없다고 말이죠.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