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notes
CBS Radio 음악FM 93.9MHz 매일 18:00~20:00 57번 버스 타고 집에 오는 길여섯살쯤 됐을까 계집아이 앞세우고두어살 더 먹었을 머스마 하나이 차에 타는데꼬무락꼬무락 주머니 뒤져 버스표 두 장 내고동생 손 끌어다 의자 등을 쥐어주고저는 건드렁 손잡이에 겨우겨우 매달린다빈자리 하나 나니 동생 데려다 앉히고작은 것은 안으로 바짝 당겨앉으며‘오빠 여기 앉아’ 비운 자리 주먹으로 탕탕 때린다‘됐어’ 오래비자리는 짐짓 퉁생이를 놓고차가 급히 설 때마다 걱정스레 동생을 바라보는데계집애는 앞 등받이 두 손으로 꼭 잡고‘나 잘하지’ 하는 얼굴로 오래비 올려다본다안 보는 척 보고 있자니하, 그 모양이 이뻐어린 자식 버리고 간 채아무개 추도식에 가술한테만 화풀이하고 돌아오는 길내내 멀쩡하던 눈에그것들 보니눈물 핑 돈다김사인 시인의 <오누이>동생들 공부시키려고 누이는 공장으로 향하고,부모님 고생 덜어드리려 맏형이 타지로 떠나던 시절,멀리 있어도 우애만큼은 끈끈했었고그 힘으로 어려운 시간들을 버텨낼 수 있었지요.아마 우리 아이들도 그럴 겁니다.세상이 변해 각자도생의 시대라지만,끝까지 믿고 의지할 사람은 그래도 가족이니까요.See omnystudio.com/listener for privacy information.

